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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8월을 보내는 MBAer의 자세(하)
작 성 자 MBA산맥
Date : 2012/08/16 | Hits : 3550

지난 봄은 MBA 학겹자들에게 각별한 시기였을 것이다. 어떤 자들에게는 세상의 모든 것을 얻은 것처럼 목과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었던 봄날이었을 것이고, 또 누군가에는 막상 합격은 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로 고민을 하면서 보낸 봄날이었을 수도 있다. 특히나 5월 동안에 있었던 컨설팅 디너를 (각 컨설팅 펌의 서울 오피스 주도로 MBA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한 저녁 모임으로 많게는 100여명의 합격자들이 참여하는 큰 규모의 네트워킹 이벤트) 마치고 나면, 그날 받은 저녁과 선물에 대한 기쁨은 아주 잠시이고, 곧 post MBA 커리어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진 자들이 많았을 것이다. 이는 마치 수 개월 전으로 돌아가서 에세이를 구상하던 그 고통스럽던 순간의 반복과도 같다. 도대체 MBA는 내게 무슨 의미이며 나는 무슨 커리어를 추구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또 다시 고민을 하게 된다. 합격만 하면 앞날이 창창할 것으로 보이겠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이건 합격증과는 전혀 다른 이슈다.

*하지만 여기서 잠깐. 사실 합격자들도 다 같은 합격자들이 아니다. 커리어에 대해서 매우 상이한 관점을 갖고 있는 MBA 합격자들이 있으니 우선 합격자에 대한 유형을 스폰서 기준으로 먼저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1) 셀프 스폰서
- 자비로 유학 비용을 조달하거나 집안의 도움을 받기는 하지만 마음은 편치 않은 경우
-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을 수 밖에 없는 카테고리
- (Joke: 합격만 했을 뿐이지 실제로는 제일 불쌍한 사람들이니 거리에서 만나게 되면 꼭 밥을 사주도록 하자)

(2) 대기업 스폰서
- 현 재직 중인 회사에서 등록금, 월급, 이주비, 자녀 교육비 등을 지원받고 졸업 후에 복귀
- 지원 비용을 모두 반납하고 커리어를 바꾸는 케이스도 극히 일부 존재하나 이직은 대부분은 장기적인 관점으로만 접근
- (Joke: MBA의 진정한 ‘갑’으로 교수님보다도 두세 레벨은 더 높아 보인다는 평)

(3) 로열 패밀리 스폰서
- 패밀리 비즈니스가 있는 집안의 재산으로 학비 및 생활비를 조달하고 현 직장은 퇴사하고 유학가는 경우
- MBA 이후에 있어 폭 넓은 커리어 체인지 옵션을 추구하지만 항상 심적 및 물질적 여유가 있음
- (Joke: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면모를 보이기 때문에 구직 시장에서까지 양민 학살한다며 핀잔을 듣기도 함)

(4) 컨설팅 펌 스폰서
- 현 재직 중인 컨설팅 펌에서 등록금 및 소정의 생활비를 지원받고 졸업 후에 복귀하는 카테고리
- 소수긴 하지만 스폰서 비용을 반환하고 커리어를 바꾸는 케이스가 있음
- (Joke: 그동안 고된 업무로 즐기지 못했던 인생을 위해 구직 및 수업과는 담을 쌓는 부류가 있음)

아마도 앞서 언급한 커리어에 대한 고민은 (1)과 (3)에 해당하는 분들이 주로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MBA 졸업 직후 커리어에대한 고민만 다를 뿐 궁극적으로는 (2)나 (4)에 해당하는 분들도 시기만 다르고 결국에는 고민을 해야하는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이렇게 까지 구분을 한 이유는 특히나 본인이 셀프 스폰서인 (1)에 해당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도 post MBA 커리어 추구에 대한 자기 자신만의 명확한 의미 부여를 제대로 해야만 주위의 잡음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 하나하나에 전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셀프 스폰서들의 사정도 각자가 다르긴 하지만 대체적인 감정 기복의 패턴을 보면, 합격 직후에는 기고 만장하다가, 정신을 좀 차리고 나면 내가 2억이나 -싱글이 미국 소재 MBA를 가서 2년간 지불하는 총 비용- 들여가며 무슨 짓을 한건가 싶다가, 비자를 받고 나면 이제는 돌이킬 수 없음을 깨닫고 나서는 학교에 입학하게 되는 식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입학전까지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필자의 경우 재직중이던 컨설팅 펌을 퇴사하고 입학하기 전까지 조금 다른 일을 해보고자 소위 말하는 pre MBA 인턴을 하고 있고, 몇몇 지인들도 나와 비슷한 선택을 하면서 제각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냉정하게 지금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것들도 결국 조급증의 발로일 뿐 계속해서 동일한 고민과 갈등에 빠져 있기는 매한가지라고 본다.

이런 불안감의 원천은 대체 무엇일까? 나는 그것은 커리어 전환에 필수적으로 따르는 리스크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MBA 입학을 앞두고 있는 대다수들의 합격자들은 스스로 커리어 전환을 선택한 자들로 위험의 구덩이에 자기 자신을 빠뜨린 자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쁨은 잠시이고 곧 본질적 문제에 다시 직면하고 불안에 사로 잡히는 것이다.

커리어의 선택은 자신이 살 집을 고르는 것과 같다. 직장은 곧 집이다. 한번 집을 얻으면 그 집에 대해서 속속들이 알게 되고, 시간이 더 지나면서 익숙해진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집과 마당을 넓힐 수도 있고 층수도 계속 높여 간다. 리노베이션을 하면 인테리어도 예뻐지고 새로운 가구와 기구들도 사게 되면서 점점 편리해진다. 하지만 힘든 면도 있다. 집안의 분위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심하면 분기에 한번씩 방을 계속 바꿔야 할 수도 있다. 방을 열심히 바꾸면서 살다보면 2-3년에 한번 정도씩은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만약 능력이 좋은 사람이라면 남들이 하나의 층을 올라갈 때 3-4개의 층을 올라가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는 방을 바꾸고 층을 올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집 자체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집 주인은 계속 집을 넓히려고는 싶은데 종종 옆집 때문에 수평적으로는 더 이상 확장이 되지 않는다. 자기는 위로 올라갈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한데 윗층에 빈방이 없는 경우도 있다. 같이 사는 이웃과의 문화가 맞지 않아 불편한 경우도 있다. 집 주인과 함께 위로 층을 올리고는 싶은데 기반 시설이 부실해서 불가능한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갑자기 생긴 고도 제한 때문에 어이없게도 올릴래야 올릴 수가 없는 상황도 생긴다. 이런 경우에 직면한 당신은 이제 선택을 해야만 한다.

“이사를 가야 하나?”

평소에 알고 지내던 친구, 선배, 친척 들에게 수소문을 하기 시작한다.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에이전트를 고용해서 좋은 집이 어디인지 알아보기도 한다. 물론 나중에 수수료를 내야 한다. 뭐가 되든 일단 가장 먼저 선택해야 하는 것은 동네이다.

A라는 동네는 고급 고층 빌딩으로 빽빽한 동네라 너무 비싸고 들어가기도 어렵다. 그러나 일단 어떻게든 들어가기만 하면 바로 고층에서 삶을 시작할 수가 있고 주위의 부러움을 만끽하며 많은 혜택을 얻을 수가 있다. 그런가 하면 계속해서 윗층으로 올라가지 못하면 어느 순간 자신이 방을 비워줘야 하는 위험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B라는 동네는 아직 사람은 거의 살지 않지만 바닷가에 위치하여 주변 환경이 쾌적하고 집을 한번 새로 지으면 마음껏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게다가 정부가 투자 계획까지 갖고 있다고 해서 여러 사람들이 이주를 고려하고 있는 지역이다. 단, 자칫 트렌드가 어긋나면 허허벌판에 아무런 인프라 없이 내 집만 덩그러니 남아있게 될 수도 있다.

C라는 동네는 매우 낡고 주변 환경도 척박하다. 젊은 사람들은 절대로 그곳으로 이사를 가려고 하지 않는 곳이다. 그러나 그곳은 부모님 때부터 줄곧 연고가 있는 동네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내가 매우 잘 알고 있으며 본인이 이사를 그곳으로 가게 되면 무엇을 고치고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를 확실히 알고 있다.

그리고 동네를 골랐으면 이제 그 동네에서 어느 집이 또 좋은지를 알아보기 시작하게 된다…

선택은 여러 개 이지만 결국 확실한 것은 지금 살고 있는 곳을 떠나지 않고서는 다른 동네로 가서 살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해변이 있는 집을 원한다면, 커다란 마당이 있는 집을 원한다면, 고층 최신식 콘도를 원한다면, 지금 있는 집을 떠나야만 한다. 문제는 이사에는 항상 리스크가 따른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좋아보였던 집이 막상 살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마음에 안들 수도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바퀴벌레가 갑자기 나올 수도 있다. 나와는 절대 맞지 않는 사람이 옆 방으로 이사올 수도 있다. 개발 계획이 바뀌게 되어 순식간에 내가 사는 곳이 유령 도시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위험이 무서워서 평생 동안 알아만 보다가 결국 이사를 가지 않는 사람도 있다. 기껏 이사를 가기는 가는데 겁이 나서 바로 옆 아파트로 이사가는 사람도 있다. 평생을 한 동네서 살다보니 바로 옆 동네 소식만 조금 알고 멀리 떨어진 동네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경우도 많다. 반대로는 기회만 있다고 하면 전국을 떠돌면서 피곤하게 이사를 매번 다니는 사람도 있으며 여차하면 외국으로 훌쩍 이사를 가는 사람들도 있다.

High Risk, High Return 커리어 체인지의 본질은 리스크에 있고 그렇기 때문에 커리어 체인지를 위해 MBA를 선택한 사람들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 계속해서 윗층으로 올라가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은 어디서나 기본이며, 다른 입주자와 함께 노력하며 집을 키우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결국 퀀텀 점프를 위해서 언젠가 이사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사람들은 각자 ‘꿈의 집’이 마음 한켠에 존재한다.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 같은 저택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 뉴욕의 최고급 펜트하우스에 살고 싶어하는 사람. 이웃과의 깊은 유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커뮤니티를 꿈꾸는 사람. 세입자를 벗어나 자기 손으로 집을 직접 짓고 싶어하는 사람. 이러한 꿈을 가지면서 각자가 매일매일을 열심히 살고 있는 것이다.

MBA는 이러한 연속되는 삶 속에서 궁극적으로 가고 싶은 ‘꿈의 집’에 가기 위한 발돋움을 준비하기 위한 2년이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팔고서는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끼리 한데 모여서, 2년 동안 비싼 돈을 지불하고 리조트 같은 곳에 모여서 함께 사는 아주 특이한 사람들이다. 이런 2년이라는 시간이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은 아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고 그때그때 생기는 기회를 잘 포착해서 이사를 가는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2년과 막대한 돈을 지불함으로써 그 ‘꿈의 집’으로 입성하게 되는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더 높이거나 그 성취의 시기를 당길 수 있다면 인생에 있어 한번쯤 베팅을 걸어볼 만한 투자일 수도 있다.

그 투자의 결과는 사람마다 매우 양상이 다르다. 시골의 단칸 방에 살던 사람이 대도시에 위치한 으리으리한 집으로 이사를 가기도 하고, 오히려 이전보다 반도 안되는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가기는 하지만 막대한 가능성이 있는 동네로 가기도 한다. 잘 풀리지 않는 경우에는 2년이 지났음에도 이사 갈 집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마음에는 결코 들지 않지만 또 한번의 이사를 곧 갈 것으로 전제로 꾹 참고 입주를 하는 경우도 있다.

MBA는 합격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계속 불안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더군다나 병역 의무와 학부생의 휴학이 일반화된 한국의 특성 때문에 MBA를 가는 한국인들은 이러한 high risk를 감당하기에 더욱 부담스러운 나이인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가능한 이직을 하지 않고 하나의 조직에서 충성을 바치는 사람에 대해 지나치게 높은 평가를 하는 문화가 여전히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특수한 장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큰 리스크를 감당하고 있는 MBA 합격생들은 실컷 놀면서도 찜찜하게 어딘가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신이 가야할 그곳으로 향하는데 있어 high return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게 되기에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불안함은 당연한 것이고 당신이 해야 할 것은 단순히 그것을 즐기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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